"왜 걸으세요?"
,,,,
딱히 할 말이 없다.
걸어본 사람이 아니면 이해를 하지 못할 것이요,
미친 ? 사람으로 생각하기 십상인 까닭이다.
또 묻는다.
"힘들지 않으세요?"
"발은 괜찮으세요?"
섬강 해장국집을 지나면서
카메라 기자가 따라 붙으며 던진 질문이다.
"네, 보시다시피
괜찮습니다."
"걸으면 좋은 점이 뭔가요 ?"
"먼저 건강을 챙긴다는 것이 좋고,
걸으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한다는 장점 또한 매력이지요.
"걷기 시작한 것은 얼마나 되셨나요 ?"
"네, 걷기 시작 한지 4년여
처음엔 권유로 시작 했지만,
이제는 걷기 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자칭 걷기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동차에 익숙해져
바삐 지나치던 것들을 걸으면서
구석구석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답니다."
"아울러 젊은 세대들이 걷기에 동참을 해야 하고
나아가 사회의 한 축으로 트랜드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꼭 완보하세요,"
토요일 오후,
맑은 날씨 (11C)에 습도 17%, 풍속 2,4m/s
비교적 걷기엔 알맞은 날씨다.
올해로 3번째 참가한 필자는
대성 가구단지를 돌아서면서 양말을 갈아신어야 했다.
몸이 풀리기도 전에 이상을 감지한
발 바닥에 신호가 온 것이다.
올 해는 전 구간에 걸쳐 사진을 촬영하며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참고 자료를 남기고,
아울러 자신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함을 목표로 세운다.
올해는 유난히 커플 참가자가 많이 눈에띄는 것이 이채롭다.
서울, 강릉, 대구, 제주, 외국인, 동호인 등등. 바람직한 변화다.
아쉬운 점은 날씨 탓인지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견공 또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데 예전에 비해 소홀했으며,
손톱 달과 별들의 반짝임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남한강 산책로를 걸을 땐 강 건너
골재를 체취하는 중장비의 굉음이 신경에 거슬려
들꽃과의 대화를 나누며 물안개와의 낭만적인 분위기는 사라져 버렸다.
밤 늦게까지 불을 밝히며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의 안전이 염려되고,
자연이 파헤쳐지는 과정이 어떠한 변화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가 궁금해진다.
이번 걷기엔 스치면서
짧은 인사만 주고 받으니
기억에 남는 인연은 없었다.
그래서 두마리 또끼를 잡는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자신의 상황과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어느 것 하나를 버려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부부 참기름집 앞에서 컵 라면 하나에
홍주 한잔을 대접받고 간단한 스트레칭 후
통과 인원을 물어본다.
현재 50 여명이 통과했으며,
"선두는 0시 50분경에 섬강 해장국집을
통과했으니 04시 후 쯤엔 골인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는 행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문막으로 접어드는 궁촌리 고속도로에는
야밤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가 씽씽 달리고 있다.
우리가 걷는 길은 공사중인 관게로 걷기가 불편했다.
문막을 지나 동화리를 돌아설 때는
길가에 군부대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 대신하는
허수아비들을 세워놔 섬뜩함에 깜짝 놀라는 순간도 있었다.
원창대교를 건너 간현유원지를 지나
지정면 기업도시 공사장 부근에서는
고라니, 꿩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무장리 강변을 걸을 땐 주차 차량의
앞 유리창 성애제거 운전자도 보인다.
아침을 맞은 새소리가 리듬있게 들리고,,,,
호저로 접어들 때
이웃 숯공장의 매케한 연기는
호흡에 불편함을 주었고, 연기 탓에
길가의 산수유 꽃도 빛을 잃은 듯 했다.
호저 문화마을 앞 벗나무 한그루는
옥수수를 튀겨 놓은 듯 활짝 웃으며 서있다.
호저면사무소 체크포인트를 지나
이제 자주 걸었던 원주천에 접어들어
95Km 현수막을 바라본다.
10명을 추월하겠다는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7명을 추월했으니
나머지 3명을 더 추월해야 하는데
앞에 가는 사람이 없다.
개봉교 체크포인트를 거쳐
드디어 골인하게 되니 22번째란다.(08:28)
이만하면 목표달성은 성공한 셈이다.
2회 대회 기록(21:50) 34위
3회 대회 기록(20:05) 38위
4회 대회 기록(18:28) 22위, 예상
그러나 처음으로 발바닥에 물집이 생겼다.
출발부터 속도를 내느라 무리한 탓이리라.
최 고령 참가자 채홍기옹(79세)께서도
앞서 골인해계신다.(4번 참가, 4번 완보)
기념촬영을 마치고 후속 주자들을 맞으며
박수와 축하, 격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일본인 참가자와 기념촬영 등.
2 시간 여가 지났을까
함께 참가했던 아내도 골인이다.
힘들게 했다고, 고생시킨다고
원망을 듣지나 않을까 염려하며 초조히 기다리는데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다.
순간 숙연해진다.
고맙고, 대견하고, 자랑스럽고,,,,감사 !
얼마남지 않은 나머지 인원를
기다리다 지친 눈꺼플을 통재하기 어려워진다.
행사 진행 관계자 여러분과
참가자 모든분들, 그리고 완보를 뒤로 미루신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2010,04, 20 - 나루터-
'걷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1회 굽이돌아 원주길 200리 걷기대회 (0) | 2019.01.16 |
---|---|
아리수를 따라서 걷기| (0) | 2019.01.16 |
원일 걷기 (2010,05,23) (0) | 2019.01.13 |
원주천 일요걷기 (0) | 2019.01.13 |
한일 평화걷기 1구간 원주~고둔치~안흥 구간 2010,06,28 (독보) 1 (0) | 2019.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