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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야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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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중국 여행기

가능혀 2023. 4. 26. 12:53

저수지의 오리

 

                                                 

 

                                                     중국여행

                                                                                               가능혀

 

 

 

 

중국 돈으로 환전하고 나니 모든 준비는 끝났다. -우리 돈 204,470원을 지불 하

 

니 지저분한 중국 돈 993위안으로 바꿔준다. 적용환율 205,92)- 원주를 출발한

 

관광버스는 회사 동료11가족(22)을 태우고 인천공항에 들어선다. -기온 영상

 

1~2- 222034일 일정으로 남창을 향해 이륙한다. 인천 상공에서의 야경

 

은 크리스털을 흩뿌려 놓은 듯 뿌려놓은 아름답게 반짝이며 지상을 수놓고 있다.

 

 

 

중국 동방항공비행기는 기체가 작은 관계로 난기류에는 더 심하게 흔들린다.

 

-비포장 길을 달리는 자동차처럼- 2시간 30분을 비행한 후 드디어 남창공항에 도

 

착하고 -영상 8- 중국 공안들이 입국 심사를 하는데 무척 낮 설고 긴장감을 느

 

끼게 한다. 같은 비행기를 탄 승객들은 보따리 상인이 아니면, 우리 일행을 빼고는

 

거의 골프여행자 들이다. 짐이 골프가방으로 카트에 가득 실린다. 돌아갈 때도 역시

 

같은 비행기를 타리라 생각이 든다.

 

 

 

늦은 시각, 외국이란 긴장감속에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서는데, 피켓을 들고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 현지가이드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간단한 눈인사를 마치고

 

서둘러 미니버스에 승차 후 40분가량을 달려 자정이 넘어서야 호텔에 여장을 풀고

 

중국에서의 첫날밤? 을 맞이한다. 새로 지은 호텔인지라 깨끗하고 시설은 양호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고층 아파트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는데, 분양이 안 된 탓인지 불

 

이 켜 있는 집이 한두 군데 밖에 없다. 흡사 암흑의 유령의 도시 같았다.

 

 

 

-남창을 출발 상요로~

 

 

아침 6시 모닝콜로 ~. 아침을 먹으려는데 음식이 영 부실하다. -부폐식-

 

남창, -8/1혁명의 본거지,192781일 중국 공산당은 이곳에서 국민당을 향해

 

난창봉기를 일으켰다.- 시내에 있는 등왕각은 659년에 건조된 후 당대 시인

 

왕발의등왕각서문왕발의 으로 유명해졌는데, 강남 3대 명루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입장료가 있다.- 고대 건축물에 엘리베이터 -최근에 설치한 듯- 가 설치

 

되어 있고 계단을 따라 5층을 올라가는데, 시문의 내용을 벽화로 그리거나 조각해

 

붙여 놨다. 겉보기엔 5층이지만 2개의 암층 -숨겨진 층- 이 있다는 설명이다.

 

 

 

-상요로 향하며,

 

 

 

-남창대학을 지나면서 규모가 대단히 크고 학생 수가 많다는 걸 실감케 한다. -

 

 

가이드의 입담, -풍습, 사투리 등- 을 듣는데, 결혼 풍습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

 

롭다. 중국에선 딸을 낳으면 집 앞에 나무를 심는데 딸이 있다는 표시이고, 나무가

 

없어지지 않으면 과년한 신부 감이 있다는 것을 암시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

 

서 장가를 들지 못한 신랑감이 도끼로 그 나무를 찍어버리면 혼사가 이루어진 것으

 

로 알려진다고, 한다. 그래서 비용을 물으니 혼수비용은 신랑 측에서 전액 부담을

 

함과 아울러 약 20,000위안 -중국 돈- 을 신부 측에 지불해야 한단다. -서민 기

 

- 그리고 운다고 한다. -우는 동안엔 축의금을 받는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용호산으로 이동하는데, 담수호의 물 -우리나라 충주

 

댐과 비슷한 양- 이 많이 줄어있었다. 가뭄에 바닥을 드러내고, 주변의 구릉지엔

 

황토가 많이 눈에 띄는데, 건물의 벽은 붉은 돌을 잘라서 벽을 쌓은 것이란다. 길가

 

의 주택들은 창틀이 없다. -빨래가 널려있기도 하지만- 돈을 벌어와 공사를 하다

 

돈이 떨어지면 또 돈 벌러 가고를 반복해서 그렇단다. 가족이 늘면 2층과 3층까지

 

올린다는데 여기서도 자기 집을 갖는 게 소망이란다. -건물만, 토지는 국가 소유-

 

자금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집들이 폐가로 인식이 된다. -집을 짓는데 30년이 걸

 

리기도 한단다.-

 

 

 

도로변의 나무들은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땔감으로 사용되고

 

관리가 안 된 탓이었나 보다. 그래서 황사가 발생? 할 것 같기도 하고, 또 하나 들

 

판을 지날 때 눈에 들어온 것이 하나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불을 피우고 소리를

 

하는 것을 바라보며 물으니, 장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인데, 흙무더기 앞에 벽돌 대

 

문처럼 세우고 용마루까지 씌운 묘는 약 40년 전 쯤 조성되어 있는 것이고, 요즘은

 

화장으로 처리 한다는 것인데, 산이 없는 평지인 곳인지라 농사짓는 논, 밭에 묘를

 

쓴다는 것이다.

 

 

 

한적한 시골길을 거침없이 달려 약 3시간 30분 이동 후 용호산 입구에 다다른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난폭운전? -차라리 눈을 감자- 여차하면 경음기를 울려대며 역

 

주행도 서슴지 않고 달린다. 이곳은 신호도 무시되기 일쑤고 -추월 및 유턴- 먼저

 

가려는 사람이 들이밀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희한한 것은 사고의 흔적을 발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앞으로의 일정을 걱정하며 20대 중반의 기사에게 생명을 맞길 수밖에, 목적지에

 

앞서 점심을 한다. -코스요리- 한 가지씩 나오는 음식이 예 일곱 가지다. 끝인가

 

하면 나오는 음식, 새로운 경험이다. 음식이 다 나오기 전에 밖으로 나와 건축 양식

 

과 생활상을 엿본다. 방이 많은 것으로 보아 콘도 식 호텔로 지은 것으로 보인다.

 

건물 주춧돌을 중심으로 연못을 만들고 유리로 덮었는데 바닥은 물이 말라있다.

 

마작도 보이고, 각 방마다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영화에서나 보는 도박장인가?

 

 

 

용호산 매표소에 도착, 입장하는데도 여권을 검사한다. 츠암내~` -만만디다-

 

한참을 기다려 10인승 목선에 나누어 승선하고 -아낙과 할머니 사공, 남자도 있지

 

-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10분 정도 올라가다가 멈춰 선다. TV에 나오는

 

암장 공연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바위의 구멍 난 곳에 관을 두는 장례를 재현하는

 

것이다. 재를 올리는 악기소리를 시작으로 한 사람씩 두 사람이 밧줄에 매달려 묘

 

기를 부리며 바위를 타고 내려온다. 아래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춰 줄을 당기며 관

 

을 무사히 바위틈에 안치하는 것으로 공연은 끝이 난다. 박수 !!!!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장수마을과 이해 할 수 없는 곳에 협곡을 연결한 다

 

리 올랑교, 갈랑교를 바라본다. -다리이름 역시 한국인이 짓지 않았을까?- 삼각주

 

에 다다르자 말을 끌고 나타난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따라오면서 말을 타라고 조른다. -중국 돈 10원부터 ~ 무한대로 말이 달리거나, 혹은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

 

돈을 더 내라고 조른다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우리 돈 2200~7000. 거리는 약

 

1Km 남짓. 말은 지저분하고 배설물도 길가에 그대로다. 대나무로 만든 가마도 있

 

. 마침 가마를 탄 사람은 체중이 많이 나가 보이는 60대로 보이는 비만의 여인이

 

탔는데 삐쩍 마른 가마꾼의 허리가 구부러진다. -21조 할머니들이 매는데 왜

 

저렇게 힘들게 살아가야 하나 이해 할 수가 없다.- 요금은 얼마를 줬느냐? 물으니

 

한국 돈 7,000원을 받더라는 것이다. -거리 약 200 ~ 300m- 호랑이와 용의형상

 

을 한 바위를 관람하고 다시 강을 따라 내려가기 위하여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

 

게 된다. 작은 뗏목 -7인승- 은 편도 중국 돈 200, 큰 뗏목은 400원이란다.

 

손 되거나 부서지면 승객이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데, 가마우지를 이용한 낚시꾼은

 

고기잡이에 나서 여념이 없고, 차가운 강바람을 가르며 물에 젓은 장대로 노를 젓

 

는 손이 애처롭고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사공은 힘이 들고 관광객은 구명

 

조끼를 입고 산천을 즐기고, 2시간 30분을 유람하고 육지에 오른다. -삶이란

 

이런 것인가? 한다.- 

 

 

 

-상요로

 

 

새로 개발한지 약 45일이 되었다는 이 코스는 잘 정비된 산길도 정겹고 우리네

 

산촌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사람들은 옷이며 표정, 생활 태도는 남루하고 더운 -

 

여름엔 약 40, 에어컨은 많이 눈에 뜨인다.- 곳이라 그런지 게을러 보인다. 다시

 

버스로 이동하는데, 대국은 대국이다. 버스를 한번 타면 4~5시간은 기본이다. -

 

속 도로를 보행하는 사람도 간간히- 차가 많지 않아서 인가? 고속도로 휴게소가

 

없다, 중국석화 -국영- 라는 주유소는 군데군데 설치 중이고 소규모 매점만 있다.

 

 

 

-상요에 도착,

 

 

 

투숙 후 늦은 저녁을 먹고, 일정에 따라 발 마사지 숍을 찾아간다. 가이드 -통역

 

- 가 다른 일을 보고 있는 순간 현지인과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이렇게 답,

 

할 수가 없다. 미리 간단한 중국어라도 배워 둘걸, 하지만 만국 공통어 미소로 서로

 

의 의사를 확인하고 답하고를 한 시간여, 서로의 의사소통에 아쉬움을 달래며 시내

 

관광(먹자골목)을 나선다. 양고기 꼬치와 야채(샤브샤브)를 담은 음식과 술, 그리고

 

노래한곡, "이 세상에 부모 마음 다 같은 마음, 아들, 딸이 잘되라고 행복하라고"

 

~ 한 소절 부르고나니 어느새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며 신기해한다. 당연히 들

 

어보지 못한 노래인지라 그럴 만도, 모두가 미소를 지으며 계속하기를 바라는 눈치

 

. 아 차! 그러나 여기는 중국이지! 노래를 중단하고 보니 아쉽다는 눈치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관심을 보이는 걸 보면 무전여행도 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도 순간

 

적으로 든다. 못내 아쉬워하는 청객? 들을 위해 주관자가오까리나로 신나는 곡

 

을 연주해 주니 박수갈채다. ~~~~~~!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의 관심으로 푸짐

 

한 음식과 약간의 술 -한국 돈 50,000원에- 22명이 배불리 먹고 즐거운 시간

 

을 함께했다. 내일의 일정을 위하여 호텔로 돌아와 취침, ~나라로! 5성급 호텔에

 

서 편안한 꿈나라로,

 

 

 

-삼청산을 오르며

 

 

 

아침 6시 부페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역시나 기름지고 느끼한-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 유산 삼청산을 향한다. 구비 구비 산허리를 돌아 바닥을 들어내는 담수

 

호를 바라보며 여기도 가뭄이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니 웬 빗방울?

 

일이나 오지 하루만 더 참았다가, 구불구불 좁아져 가는 산길을 버스는 거침없이

 

오르고 다 왔나? 싶으면 180도 급회전을 한다. 이러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더니만

 

드디어 케이블카 탑승 장이 저 위에 보인다. 버스를 하차 후 걸어서 10 여분 계단

 

을 오르니 2인승 케이블카가 우리일행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서 40분을 타고 오른

 

다하니 얼마나 긴 코스인가 짐작이 안 된다. 빗방울이 창밖에 부딪혀 시야는 흐려

 

지고, 직사각형 돌을 쌓아올린 계단은 끝이 안보이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계단 위

 

를 양 어께에 무거운 짐 -상품- 을 지고 호흡을 고르며 짐꾼은 오르고 또 오른다.

 

공중에 떠 있는 40 여분 만에 케이블카에서 내리고보니 구름은 기암 봉우리를 감

 

추었다가 드러내고 이내 감추기를 반복한다.‘국가 중요 풍경 명승 구 삼청산

 

역대 중국 최고의 여행가로 불리며, 황산에 산의 최고 칭호를 수여했던 명나라 여

 

행가 서하객이 두 번이나 오르면서도 의문의 찬사를 남긴 곳이란다. 14억 년 전

 

의 지질변화를 거쳐 형성된 화강암 밀집 자연경관은 현존하고 있는 화강암 밀집

 

, 중에서 가장 아름답게 밀집되고 가장규모가 큰 곳이며, 200878일 유네

 

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자연 유산으로서 중국에서 일곱 번째로 선정된 자연 유산이

 

. 기암들로 형성된 산은 동험東險, 서기西奇, 북수北秀, 남절南絶의 특색을 이루고

 

있으며, 해발 약1800m, 높이 1600m 산허리에 3600m길이로 조성된 고공잔도

 

空棧道 -두께 약 10cm 1~2m 콘크리트- 는 마치 구름을 벗 삼아 노니는 선경

 

에 다가간 듯, 한 느낌을 준다.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 마다 이름을 붙여놨고,

 

성이 절로 나는 와~, 감탄사를 연발한다. -역시무언으로 의문의 찬사를 남 길만

 

하다는 생각이다.-

 

 

 

-삼청산에서

 

 

이처럼 거대한 공사를 기획하고 실행했던 보이지 않는 희생자들의 삶에 경의를

 

표 하려니 한걸음 한걸음의 조심스런 발걸음이 숙연해 질 수 밖에 없다. 앞을 볼

 

수 없는 운해雲海를 건너며 간간이 드러내는 아찔한 낭떠러지는 간담이 서늘하고

 

모공이 쭈뼛 거린다. 얼마쯤 왔는지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허공을 걷

 

고 또 걷는다. 이곳에는 사슴이 많이 살고 있다는데, 군데군데 사슴 표지판이 눈에

 

뜨인다. 온전히 발 하나 얹어 놓을 수 없는 이런 공간에 고공잔도를 이토록 정교하

 

? 설치를 했을까. 역시 대국大國의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마를 걸었을까.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회전이다. 곧장 가게 되면 내일 아침에나 하산

 

을 하게 된단다. 이제부터 하산인 셈인데 삼거리 산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빗방울도 후 두둑, 아찔한 절벽 사이를 출렁대는 구름다리 -30m- 로 연결하고

 

건너게 된다. 다리를 건너는 여인네들을 놀려주려고 건장한 사내가 뒤에서 흔들어

 

댄다. 다리의 진폭이 제법 크게 흔들리고 여인들은 비명을 지른다. 이제 방향을 바

 

꾸었으니 하산하는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여기는 8인승에 약 15분이 걸린단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던가? 추운 지방이 아니라서인지 녹색의 푸르름은 그

 

대로 인데 소나무와 벤자민잎과 비슷한 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판다곰이 있을

 

법한 울창한 대나무 숲도 간간히 보인다. 역시 대단한 명승지답게 개발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고 구멍가게 상가의 상인들은 보잘 것 없는 물건을 팔아달라고 졸라댄

 

. 또 버스에 몸을 싣고 얼마를 가야 하는지 모른다. 재치 있는 가이드의 말에 이

 

‘5시간 정도는 기본이라 생각하고 눈을 붙이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여기서 한 가지,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네 시골하고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공식인구 13억이라면 호적 없는 인구가 약 4억이란다. 그럴 만도

 

하리라, 그런데도 학교를 찾아볼 수가 없다?

 

 

 

-마지막 일정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늦은 아침을 먹는다. -깻잎, 고추장

 

등을 준비했으나 김치가 간절하다.- 가장 부실한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짐

 

을 챙겨 버스에 오른다. 두통약, 감기약을 찾는 환자도 늘었다. 준비해간 약이 불

 

? 나게 나간다. 여독에 지치고 비를 맞은 탓이리라. 이제 공항이 있는 남창 시내

 

로 되돌아간다. 들판에는 이곳의 명물 목화밭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그 옛날 문익

 

점선생의 붓 뚜껑이 생각난다. 수확이 끝난 목화밭엔 늦게 피어난 하얀 목화솜이

 

조금씩 남아있다. 어느덧 시내로 접어들어 처음 발을 들였던 남창의 혁명 박물관과

 

역사박물관, 그리고 생활사 박물관을 둘러본다. 그곳의 관리들은 자기네 건물 바닥

 

에 침을 뱉는 가. 하면 복장도 남루하고 근무에 열의가 없어 보인다. 두루 둘러보고

 

마지막 점심을 위해 이곳에 한곳 밖에 없다는 한식집을 찾았다. 시내 교통상황은

 

자동차, 자전거, 수레, 수많은 인간들이 뒤엉킨 아수라장이다. -현대, 기아차가 가

 

뭄에 콩 나듯이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외국산 차들이다.- 신호는 있으나 마나

 

하고 역주행은 물론, 갑자기 유턴을 하며,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도 자동차 사이를

 

잘도 빠져 다닌다. 인구 4천만이 사는 곳이라니 그럴 만도 한데 희한한 게 사고 흔

 

적이 없다. 공안들은 본체만체하며, 전기로 가는 버스 -전차- 도 보인다.

 

 

주변의 상가에는 제법 세련된 상품을 진열하고 손님을 맞고 있다. 드디어 교통

 

지옥에서 빠져나와 한식집에 도착한다. 현관에서 " 안녕하세요!" 라고 우리말로 인

 

사하는 아가씨가 귀엽다. 그래서 다른 말을 시켜보니 딱 그 말 밖에는 못하고 얼굴

 

이 붉어지며 당황해 한다. 들어올 때는 오서오세요!" 나갈 때는 감사합니다!"

 

라고 한다고 알려주며 해보라고 했더니 발음이 잘 되지 않는다.

 

 

 

한식이라고는 하지만 북경에서 온 현지인 -중국인- 이 경영하는 것인지라 흉내

 

만 한식이지 기름지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선 김치와 부대찌게가 불티? 난다.-

 

게 썬 돼지고기와 야채, 고추, 마늘이 나오고 공기 밥이 차려진다. -지금까지는 양

 

푼에서 퍼먹게끔 나왔는데- 그래도 제법 중국 손님들도 꽤 있다. 우리네 참 이슬을

 

7,000원 받는데. 한 테이블에서 3병을 비우고 나서야 부대찌개가 나온다. 그동

 

안 한식에 주린 배를 채우기에 이정도 느끼함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듯 모두들

 

맛있게 먹는다. 일정이 거의 끝나 가는데 비행기 시간에 여유가 있다. 따라서 가이

 

드의 수입도 생각해서 참깨, 호두, 기타 등등 주문을 해주고 가져오는 동안 발 마사

 

지를 받기로 했다. 규모는 크고 화려한 곳이지만상요보다는 다소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성의가 없어 보인다. 이제 헤어지게 되니까 그러나? -가이드 말에 의하면

 

한 달 반 동안 우리가 2 건째란다.-

 

 

 

여기서 가이드를 잠깐 소개한다. 강원도 평창 출신의 연변 교포 3 세로 이름은

 

이춘천, 26살이고 미혼이란다. 자그만 한 체구에 몸은 조금 통통하고 얼굴은 둥그

 

런 편이며 미소가 아름답다. 말씨가 귀여운 편으로 딸처럼 안쓰럽기까지 한다. 정식

 

으로 가이드 교육을 받았느냐? 물음에 솔직하게 정식교육은 받지 못했고,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하여 일하게 되었는데, 보람이 느껴질 만큼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꿈을 물으니 목표는 뚜렷하지 않았고, 그저 돈을 벌어서 자기 일을 하고 싶단다. 3

 

형제가 있는데 언니가 38살로 경남 통영에서 살고 있단다. 이제 며칠 후면 새해가

 

밝아오는데, 하는 일이 꼭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고 덕담을 건넨다.

 

 

 

이제 작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공항으로 가기 전 쇼핑센터를 구경하기로 한다.

 

동안 쇼핑이 한 번도 없었기에, 한 시간 후에 모이기로 하고 큰 건물 -백화점-

 

들어섰는데, 아뿔싸! 사람에 밀려 겨우 겨우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발 디딜 틈이

 

없다. 숨 막히는 2층을 오르다가 곧바로 유턴하고 내려왔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타고 오르는데도 끄떡없이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신기했다. 우리나라 삼풍 백화

 

점이 떠오르는 아찔한 순간이다. 인해人海 말 그대로 사람의 바다다. 누가 이 많은

 

사람들을 낳았을까? 새삼대국은 대국이구나.’하긴 이 도시의 인구가 4,000만 명

 

이라니 그러고도 남겠지. 노숙인은 음식을 바닥에 놓고 먹고, 상인도 길거리에서 서

 

서 손에 그릇을 들고 식사를 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고기 먹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란다. 참 알 수 없는 대국인 들이다.

 

 

 

-고속도로에서

 

 

 

도자기의 고장경덕진을 향해 가던 중, 송나라 때경덕년제라는 자기 밑굽

 

에 글자를 새겨 넣게 했다는데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

 

는데 비포장 길을 달리는 느낌이다, 덜컹대는 버스는 기어 변속만 할 뿐 속도는 그

 

대로다? 자세히 도로를 보니 지반침하로 인하여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고 보수를 할

 

엄두가 나지 않은 모양이다. 도로에는 화물트럭 -우리나라 60~70년대의 모습-

 

이 간간히 보이고, 덮게도 없이 적재함을 가득 채우고 달리고 있다. -불안하기 그

 

지 없다-

 

 

 

중국 석화란 간판을 단 주유소가 있다. -우리나라 SK도 들어왔다는데 볼 수

 

가 없다.- 승용차는 간간히 그러니 속도를 줄이지 않고도 빗길에도 아랑곳없이 달

 

린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이정표 하나! 어디서부터 1650Km 인지 모르겠으나 우

 

리나라 전체 고속도로 길이와 맞먹지 않을까? 또 호기심이 발동하여 물어본다.

 

대체 가장 긴 고속도로 길이는 얼마나 되냐고? 4,000Km 고속도로가 있다는 말

 

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45일을 가야한다는 가이드의 고향 연변을 생각하면

 

대충 짐작이 간다. 한참을 달려 얼마나 남았을까? 가이드도 눈을 붙이는 걸 보면

 

절반쯤은 왔겠구나 싶다. ㅎㅎㅎㅎ. 구릉지 사이사이로 넓고 좁고를 가리지 않고 어

 

김 없이 논과 밭이 조성되어 있고 웅덩이가 자리하고 있다. 한참을 가다가 기사가

 

담배를 피우고 싶었던지 차를 세운다. 차도 좁고 -35인승- 불편하기에 비를 맞으

 

며 스트레칭 겸 담배 한 모금, ~, !~ 꿀맛이 따로 없다. 이내 땅거미가 지고

 

아련히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세계 3대 온천수가 있다는 여산에 도착한 것이다.

 

 

 

-공항으로

 

 

이제 20대 중반의 젊은 기사와도 작별할 시간이 다가온다.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자 거침없이 버스는 곧잘 달린다. 이제는 거의 무감각? 공항에 도착하기만 바랄뿐!

 

공항에서는 입국 할 때와는 다르게 미소를 보이는 공안도 부드러운 느낌이다. 검색

 

대를 지나며 인천에서와는 다르게 라이터를 압수하는데 꽤나 많다. 비행기를 기다

 

리면서 공항에 내리는 비행기를 세어본다. 한 시간 여 동안 8대의 비행기가 내린

 

. 이윽고 기장들과 승무원들이 임무교대를 하고 승객들이 탑승을 한다. 타고 온

 

비행기 보다 신형이고 좀 더 커 보인다. 비교적 안정적인 이륙으로 하늘로 솟아 오

 

른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온통 구름바다를 헤치고 나아가는 비행기는 2시간 10

 

여 만에 인천 상공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보여준다. -21:30 - 이로써 34

 

일정의 중국 여행을 마치고 짐을 찾아 버스에 오르니 편안한 차량과 노련한 기사님

 

이 반갑게 맞이하며 고생했다는 정겨운 인사를 건넨다. 음료수도 대접해주고, 이제

 

중국에서 온 시간만큼 원주를 향해 가야 한다는 가사님의 멘트 -meant- 를 뒤로

 

하고 좌석에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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